외투기업 “韓 기업환경 우수하지만…노무환경·정책당국 태도 불만족​​​”

현광순 기자 승인 2020.11.30 17:17 의견 0


국내에 투자한 외국기업들이 한국의 기업환경을 전반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평가했지만, 노무환경, 정책당국의 소극적 행정태도 등에 대해서는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주한 무역·투자 담당관 및 주한외국상공회의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의 기업환경 설문조사’에서 이 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신고기준 對韓 외국인투자 상위 50개국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12일~11월 6일 4주간 전화 및 이메일을 통해 진행됐으며, 對韓 투자 상위 50개국 중 42%가 응답하고, 투자금액 1억불 이상 상위 20개국 기준으로는 50%의 응답률을 보였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1.4%는 한국의 기업환경에 대해 전반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소속국가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는 주요 이유로는 ‘내수시장의 매력 및 성장 가능성’(46.0%), ‘글로벌 인지도를 가진 한국 대기업과의 협업 확대’(22.2%), ‘고도화된 IT 및 산업인프라’(15.9%) 등을 들었다.

응답자의 76.2%는 해외 진출을 검토 중인 자국 기업에게 한국을 추천한다고 답하였다.

자료=전경련


한국의 기업환경에 대해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내리면서도 분야별 규제 변화 체감에 있어서는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3년 동안 세무와 노무환경에서 규제가 심화되었다고 응답한 이가 절반 이상이었다.

과거와 비교해 최근 3년 동안 체감하는 규제 변화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 세무환경에서는 ‘매우 악화’(5.3%) 또는 ‘악화’(47.4%) 되었다는 의견이 ‘변화없음’(36.8%) 또는 ‘호전’(10.5%)되었다는 의견에 비해 높았다.

노무환경의 경우는 ‘매우 악화’(21.1%) 또는 ‘악화’(47.4%) 됐다고 느끼는 응답자가 68.5%에 달해 ‘변화없음’(26.3%) 그리고 ‘호전’(5.3%)되었다는 응답의 두 배 이상을 차지했다.

최근 3년 간 기업활동에 영향을 준 구체적 항목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폐지된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혜택과 더불어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등을 제시했다.​

소속국가 기업의 애로해결 요청에 대응하는 한국 당국에 대한 만족도는 ‘보통(40~60점)’ 50%, ‘만족(60~80점)’ 45%로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소극적 애로해결 의지’(42.9%)의 응답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 외투기업 애로해결을 위한 당국의 적극성이 요구됐다.

자료=전경련


이외에도 ‘정책 일관성 결여’(17.9%), ‘잦은 담당자 교체’(17.9%), ‘중복규제에 따른 복잡한 해결절차’(14.3%) 등이 외투기업 애로해소를 위해 보다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파악됐다.​

한국의 기업환경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복잡한 행정절차 및 관료주의 타파’(34.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애로 해결을 위해 정책당국에 가장 바라는 개선점으로 ‘보다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꼽았던 설문 결과와도 일맥상통하는 결과다.

이어 ‘과도한 규제 개선’(19.0%), ‘혁신을 저해하는 법·제도 개선’(17.5%), ‘경직적 노사관계 해결 노력’(9.5%) 등이 뒤를 이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외국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는 가운데, 주한 외투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한국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외투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기업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노무·세무환경 개선과 함께 외투기업 애로해결을 위한 정책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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