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배운다더니…17개 공공기관, 외유성 해외연수

1인당 평균 902만원 등 총비용 3억 3,000만원…일부는 600만원 비즈니스석

조대형 기자 승인 2020.10.22 11:06 의견 0


4차 산업혁명을 벤치마킹하겠다며 3억원 넘게 들여 떠난 공공기관의 해외연수가 관광과 와인산지 방문 등 외유성 연수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장섭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등 17개 공공기관 상임감사와 감사실 소속 직원 30여명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5박 7일 일정으로 ‘4차 산업혁명 혁신 동력 벤치마킹’ 해외연수를 떠났다.

해당 해외연수는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가 주관해 실리콘밸리 현장 답사를 통해 공공기관 혁신 방안을 모색한다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연수 첫 일정은 금문교와 소살리토 등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관광지 방문이었다. 이어진 일정에서도 5일 중 나흘 동안 ‘현지 문화체험’이라는 이름으로 외유성 활동이 이어졌고, 귀국 전 마지막 일정도 캘리포니아 유명 와인산지인 ‘나파벨리’였다.

‘4차 산업혁명 혁신 동력 벤치마킹’ 해외연수 미국 5박 7일 일정표. 자료=이장섭 의원실


참가자 1인당 연수 비용은 평균 902만원으로, 총비용은 약 3억 3,000만원에 달했다. 특히 9명의 상임감사는 항공편을 이용하면서 약 600만원 정도의 비즈니스석을 꿰찼는데, 이 모든 비용은 자부담 없이 해당 기관에서 지출했다.

이외에도 해당 연수에 배포된 교육자료에 적힌 방문 기관별 정보는 관련 기사를 그대로 옮겨 놓거나, 홈페이지 소개 글을 붙여 넣는 등 졸속으로 구성됐다.

또한 기관별 결과 보고서도 한 기관을 제외하고는 모든 기관이 같은 내용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제출하지 않거나 활동 내역 없이 일정만 적힌 보고서도 다수였다.

이장섭 의원은 “국민의 혈세로 진행되는 공공기관의 해외연수가 목적과 다른 외유성 교육으로 이뤄지는 관행은 근절돼야 한다”며 “해당 기관들에 대해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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