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만큼 참았다”…택배노조 오늘부터 총파업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92.3% 찬성으로 가결

조대형 기자 승인 2021.06.09 15:29 의견 0


택배 기사 과로사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택배 노사 간의 사회적 합의가 어제 파행으로 끝남에 따라 전국택배노조가 오늘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

택배노조는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 협상이라는 자세로 임했던 사회적 합의 기구가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며 “9일부터 쟁의권 있는 전국 모든 조합원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진행해 온 택배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결렬됐다. 이번에도 ‘택배분류 인력’ 문제가 또 걸림돌이 됐다. 이미 지난 1월 사측이 인력투입을 책임지기로 합의했던 사안이다.

쟁점은 이행 시점이다. 국토교통부는 ‘1년내 단계적 인력 투입’ 안을 제시한 반면, 택배사 측은 인력 투입 그 자체를 1년 유예하자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이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택배사 측이 택배요금만 인상하고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채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참을만큼 참았다”며 “준비 기간 운운하고, 화주들과의 계약 관계 운운하면서 또 다시 1년을 유예하자고 주장하는 택배사 주장에 대해서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분류작업 문제는 이제 끝장내자는 결심으로, 국민께 불편을 끼치더라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총파업 투쟁에 돌입하게 된다는 점을 밝힌다”며 “언제든 그 누구라도 대화를 요청하면 피하지 않고 타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총파업에 돌입하는 쟁의권 있는 조합원은 2,100여 명에 이른다. 개별 분류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 우체국 택배는 사실상 파업 상태나 다름없고, 일시적으로 분류작업이 투입되는 택배사들도 철저하게 개별 분류된 물건만 싣고 나가도록 하겠다는 것이 택배노조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일부 택배 배송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택배노조는 이날 오전 조합원 5,310명을 대상으로 총파업 투쟁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찬성이 전체의 92.3%(4,901표)로 집계돼 총파업이 가결됐다.

한편, 다음 사회적 합의 기구 회의는 오는 15∼16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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