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가 A320 계열 항공기 약 6,000대를 대상으로 단행한 사상 최대 규모의 긴급 소프트웨어 리콜을 예상보다 빠르게 처리하면서 전 세계 항공편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

최근 제트블루 A320 항공기에서 태양 플레어 영향으로 추정되는 고도 이상 현상이 발생한 뒤 글로벌 규제당국이 즉시 대응에 나서며 A320 계열 절반이 일시 점검 대상이 됐지만, 실제 운항 차질은 초기 우려보다 훨씬 적었다.

에어버스는 지난주 금요일 전 세계 항공사에 8페이지 분량의 '즉각 패치' 통보를 발송하며 다음 비행 전 소프트웨어 교체를 의무화했다.

일부 항공사는 장비 부족으로 지연을 겪었지만 아시아·유럽·미국 대부분의 항공사는 하루 만에 작업을 마무리했고, 초기 혼란도 빠르게 해소됐다.

다만, 콜롬비아 아비안카는 오는 8일까지 신규 예약을 중단한 상태다.

이번 문제는 항공기 기수 각도(AOA) 관련 기능의 소프트웨어 결함이 잠재적으로 태양 플레어 복합 작용과 연계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 비롯됐다.

에어버스는 최신 버전 대신 기존 안정 버전으로 되돌리는 방식(소프트웨어 롤백)을 지시했다. 구형 기체 일부는 컴퓨터 교체가 필요하지만, 규모는 초기 추정치 1,000대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초기에는 추수감사절 연휴와 맞물리며 대규모 항공편 마비 우려가 있었으나, 엔지니어들이 기체별 영향 여부를 신속 확인하면서 대부분 항공사가 정상운항 체제로 전환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에어버스가 항공사별 소프트웨어 버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관리 시스템의 허점도 드러났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2019년 보잉 737 MAX 사고 이후 바뀐 산업계의 위기 대응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보잉은 늑장 공개와 불투명한 대응으로 신뢰를 크게 잃었고, 이번에 에어버스는 CEO의 공개 사과와 신속 대응을 통해 과거와 다른 대응 패턴을 의도적으로 선택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