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3일(현지시간) 영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50%로 두 배 인상하는 조치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영국 정부가 양국 간 관세 완화 협정의 조속한 이행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온 조치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부터 기타 국가들을 대상으로 금속류 관세를 인상하는 내용의 대통령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영국은 이 인상 조치에서 제외됐다.
영국의 조너선 레이놀즈 통상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화요일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 중 회동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미국과의 협정 결과, 영국산 철강 제품에 추가 관세가 부과되지 않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25% 수준의 미국 철강 관세를 철폐하는 데 양국이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미국의 영국산 자동차 및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고, 영국은 미국산 소고기와 에탄올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 합의의 이행은 아직 지연되고 있다.
영국 철강 산업 단체인 UK Steel은 관세가 두 배로 인상될 경우, 이는 영국 철강업계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영국 통상부는 이날 회담에서 레이놀즈 장관과 그리어 대표가 지난달 8일 양국 간 합의된 무역 협정의 이행 속도를 논의했으며, 양측 모두 자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신속히 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통상부는 성명을 통해 "양측은 '경제 번영 협정'(Economic Prosperity Deal)의 이행 의지를 공유했으며, 부문별 관세 합의의 신속한 이행 방안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리어 대표 측은 해당 회담에 대한 별도의 논평은 내놓지 않았다.
레이놀즈 장관은 3일간의 일정으로 파리와 브뤼셀을 방문 중이다. 파리에서는 G7 및 OECD 회담에 참석한 후, 브뤼셀에서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 집행위원과 회담할 예정이다.
영국은 지난달 미국과 유럽연합(EU), 두 주요 무역 파트너와 각각 협정을 체결했으나, 이는 공식적인 무역 협정이라기보다는 정치적 합의의 성격이 강하며, 세부 이행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U와의 협정과 관련해서도 식품 분야의 행정 절차 간소화 방안이 여전히 조율 중이다.
이에 앞서 영국은 지난 2일(현지시간) 7월부터 시행 예정이던 EU산 과일 및 채소에 대한 국경 검사 계획을 전면 철회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