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 中 김치 국제표준 교통정리…“아직 발표도 안됐고, 김치 아닌 파오차이”

조대형 기자 승인 2020.12.02 14:35 의견 0


‘중국산 김치가 국제 표준이 됐다’는 중국 언론의 주장에 대해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사실과 다르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난 1일 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산드린 트란차드 ISO 홍보담당(커뮤니케이션 스페셜리스트)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중국 언론이 근거로 삼은 표준(ISO24220)은 파오차이에 대한 것”이라며 “해당 문건은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에서 이 문건이 공식적으로 통과돼 중국식 김치가 김치의 국제 표준이 됐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파오차이 표준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며 “이 기준은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재차 확인했다.

앞서 중국 환구시보는 ‘중국식 김치가 국제 표준이 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 논란이 됐다. 동아시아 지역의 모든 역사와 문화적 산물을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번에 ISO가 공식적으로 중국의 파오차이와 한국의 김치가 다른 것이라고 밝히면서 김치의 원조가 중국 파오차이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김치공정’에 제동이 걸렸다.

농식품부는 이미 2001년 세계식품규격인 CODEX에 김치가 등록돼있는 만큼 김치의 국제 표준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추가적인 표준 제정 추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치가 CODEX 규격에 등록된 후 중국산 김치에서 대장균군이 과다 검출돼 문제가 됐을 때 이 기준을 근거로 중국 정부에 대장균군수 기준 조정을 요구해 관철시킨 사례가 있었다.

한편, 김치 논란은 해외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BBC는 이날 김치를 둘러싼 한·중간의 논란이 있다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다.

방송에서는 “한국의 김치는 파오차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 공급되고 있지만,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또 다른 중국 고유의 음식이 있다”면서 “ISO 문서는 이번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적시했음에도 일부 중국 언론은 이와 다르게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내 김치 수요가 많아 중국에서 김치를 만들어 수입하고 있다”며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의 김치는 중국의 엄격한 규제에 막혀 수출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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